AFC Champions League2009. 7. 28. 01:36


AFC 챔피언스 리그가 어느덧 8강에 이르렀습니다. 살아남은 8팀이 결정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바로 그 '탈이 많았던' 과정의 한 이야기를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그 탈이 많았던 과정이란 바로 2009 AFC 챔피언스 그룹스테이지 B조의 이야기입니다.

서아시아 그룹, B조에는 이란, 사우디, 카타르, UAE의 티켓이 배정이 되었고 그 티켓은 페르세폴리스, 알 샤밥, 알 가라파, 샤르자 가 각각 차지했습니다. 위 네팀은 특별히 강팀도 아니고 약팀도 아닌, 그저 그런 팀들이었죠. 이중에서 이란의 페르세폴리스는 이란의 영웅, '알리 카리미'가 뛰고있는 팀으로도 유명합니다. 또한 그들의 홈구장은 우리 대한민국에게 지옥이 될것임을 선언했던 '아자디 스타디움' 이죠.

페르세폴리스가 속해있던 B조의 네팀은 3월 11일에 첫경기를 치루며, 3개월 가까이 되는 그룹 스테이지의 대장정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룹 스테이지 B조, 1라운드의 첫경기는 페르세폴리스와 샤르자의 경기였죠. 이날 아자디 스타디움에는 무려 55000명의 대관중이 운집하면서 '지옥'의 분위기를 한껏 풍겼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페르세폴리스는 28분 알리 카리미의 골을 시작으로 8분동안 3골을 몰아넣었습니다. 58분 샤르자의 압둘라와합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이대로 끝났습니다.

두번째 경기는 카타르 도하에서 있었던 알 가라파와 알 샤밥의 경기였습니다. 이날 카타르 스타디움에는 B조 경기 사상 최저관중인 500명이 모였고, 홈 어드밴티지를 잡지 못하면서 카타르의 팀은 알 샤밥에게 3골을 내주며 3-1로 패배했습니다. 최근 사우디 리그가 서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수준을 뽐내고 있었고, 알 샤밥 역시 B조에서 가장 강팀으로 평가를 받고 있던 터라 이날의 경기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죠.

2라운드는 알 샤밥과 페르세폴리스, 샤르자와 알 가라파의 맞대결이었습니다. 첫경기는 알 샤밥의 홈, 사우디의 성지이자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사우디전을 치뤘던 '킹 파드 스타디움' 에서 열렸죠. 이날 경기의 주심은 한국의 '최명용' 주심이었고,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이 났습니다. 두번째 경기는 샤르자의 홈에서 열렸고, 알 가라파가 카밀과 아라우조의 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를 챙겼습니다. 2라운드까지의 순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Team

Pld

W

D

L

GF

GA

GD

Pts

  Al-Shabab

2

1

1

0

3

1

2

4

  Persepolis

2

1

1

0

3

1

2

4

  Al-Gharafa

2

1

0

1

3

3

0

3

  Sharjah FC

2

0

0

2

1

5

-4

0

 *Pld : 경기 수, GF : 득점, GA : 실점, GD : 득실차




4월 8일에 있었던 그룹스테이지 3라운드는 샤르자와 페르세폴리스의 홈에서 열렸습니다. 페르세폴리스는 알 가라파를 자신들의 홈,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였죠. 순간 집중력이 강한 페르세폴리스는 전반 36분 자레의 페널티킥 골을 시작으로 11분동안 3골을 몰아넣었습니다. 그 후에, 알 가라파는 페르난다오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3-1로 종료가 되었죠. 이날도 아자디 스타디움에는 53204명이라는 대관중이 모여들면서 이란의 축구열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한편 샤르자는 알 샤밥을 홈으로 불러들였는데, 전반 12분에 샤르자의 안데르손 바르보사가 선취득점을 취했지만, 알 샤밥의 알 샴라니, 오타이프, 마르셀로 카마초가 각각 한골씩을 넣으며 이 경기 역시 3-1로 승리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경기에 출전했던 '압델라지즈 모하메드 알 마잠" 선수는 후에 명단에 없었던 선수임이 밝혀지면서 알 샤밥의 3-0 승리로 기록이 되었고, 위의 득점 기록들은 모두 무효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샤르자는 4000달러를 벌금으로 물게 되었습니다.


4라운드에서 알 가라파는 페르세폴리스를 홈에서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던 카타르의 알 가라파가 아라우조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강팀 페르세폴리스를 5-1로 물리칩니다. 홈팀이 5골을 몰아넣을 동안 이란의 알리 카리미가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죠. 이 경기가 그룹 스테이지 B조의 가장 큰 이변이 되는 경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번의 패배로 사기가 크게 떨어진 샤르자는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얄 사밥과 붙게됩니다. 이 경기는 한국의 '김동진' 주심이 진행을 하게 되었죠.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샤르자는 이날 경기에서 별 저항도 못해보고 알 샤밥의 '골 폭격'을 맞게 됩니다. 샤르자는 단 한골도 넣지 못한 반면, 알 샤밥의 알 샴라니는 해트트릭을 기록했죠. 빈 사란 역시 두골을 보태며 샤르자에게 5-0의 굴욕적인 스코어를 안겨줍니다. 이날의 승리로 알 샤밥은 가장 먼저 승점 10점 고지에 올라서며 16강행을 자신하게 되었죠. 이후로는 페르세폴리스와 알 가라파중 누가 16강에 진출할것이냐가 관건이었죠. 아래는 4라운드까지의 순위표입니다.



Team

Pld

W

D

L

GF

GA

GD

Pts

  Al-Shabab

4

3

1

0

11

1

10

10

  Persepolis

4

2

1

1

7

7

0

7

  Al-Gharafa

4

2

0

2

9

7

2

6

  Sharjah FC

4

0

0

4

1

13

-12

0

* 샤르자의 부정행위로 인한 몰수경기 적용




이 때까지 알 샤밥은 자신들의 16강행을 크게 자신하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두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사실상 확정이고, 한경기만 이겨도 16강행을 확정짓게 되었기 때문이죠. 특히 득실차 10점을 확보하면서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알 샤밥에게 유리한 조건이었죠.

그러나, 16강행 탈락이 확정된 샤르자는 국내 일정 문제를 이유로 나머지 경기를 중도 포기하면서 약 5억 2500만원 가량의 벌금을 물게 되었고, 2010년 AFC 챔피언스 리그 출전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바로 '샤르자의 조별예선 경기 기록이 모두 삭제' 되었다는 것이죠. 이로 인해 순위표는 굉장히 크게 바뀌었습니다.



Team

Pld

W

D

L

GF

GA

GD

Pts

  Al-Shabab

2

1

1

0

3

1

2

4

  Persepolis

3

1

1

1

4

6

-2

4

  Al-Gharafa

3

1

0

2

7

7

0

3

  Sharjah FC (포기)





16강행의 문턱을 다 넘었다고 생각했던 알 샤밥은 이번 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습니다. 페르세폴리스와 승점이 같고, 3위 알 가라파와 승점이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게 되면서 알 샤밥의 16강행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죠. 이로써 B조의 선두다툼은 알 샤밥의 나머지 두 경기에서 판가름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유롭게 나머지 경기를 치르려던 알 샤밥은 부랴부랴 다음 경기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5월 6일에 열린 경기. 알 샤밥은 뜨거운 날씨 속에 알 가라파를 킹파드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입니다. 이 경기로 양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어느정도 결정이 되기 때문에 양팀은 신중했습니다. 알 샤밥은 사디크 살레흐와 알 살렘 유세프가 못나오는 가운데, 공격수 알 샴라니와 빈 사란이 포함된 4-4-2로 베스트 11을 꾸렸죠. 반면에 알 가라파는 페르세폴리스보다 득실차가 높기 때문에 최소한 비긴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라인업을 구성했습니다. 5백을 들고 나오면서 상당히 수비적인 경기운영을 하려 했습니다.


오후 8시 45분, 휘슬소리와 함께 90분 동안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관건은 알 가라파의 5백 라인을 알 샤밥의 공격진들이 어떻게 공략을 하느냐였죠. 하지만 알 샤밥의 공격수들은 알 가라파의 수비수들에게 막혀 전반 내내 한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전반전이 끝나가려 하던 40분에, 이미 한번 경고를 받았던 알 가라파의 수비수 아흐메드 알리가 또다시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습니다. 이로 인해 알 가라파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이어가게 됐죠. 경기는 후반전으로 이어지고, 알 샤밥이 후반 18분에 빈 사란을 빈 술탄으로 바꿨고, 이후에는 베스트 11을 유지하기 위해 2개의 교체카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알 샤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90분이 지나도록 상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죠. 90분은 모두 지났고 추가시간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종료되는듯 했으나, 후반 47분에 드디어 알 샴라니가 극적인 골을 기록했습니다. 알 가라파의 16강행이 좌절되는 순간이었죠. 골을 먹힌 후에 알 가라파는 부랴부랴 수비수를 공격수로 교체하며 동점골을 노렸으나, 시간이 너무 적었습니다. 이렇게 알 가라파가 16강에 오르지 못하면서 알 샤밥과 페르세폴리스의 16강행이 확정됐습니다.


이미 16강 진출팀이 결정된 후에,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페르세폴리스와 알 샤밥의 1위 결정전이 열렸습니다. 이 경기는 페르세폴리스의 1-0 승리로 끝이 났지만 골 득실차로 조 1위는 알 샤밥이 되었죠. 아래는 경기 하이라이트 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그룹 스테이지 B조의 최종순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Team

Pld

W

D

L

GF

GA

GD

Pts

  Al-Shabab

4

2

1

1

4

3

1

7

  Persepolis

4

2

1

1

5

6

-1

7

  Al-Gharafa

4

1

0

3

7

8

-1

3

  Sharjah FC (포기)




샤르자의 중도 포기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B조의 조별리그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16강에 올라간 알 샤밥과 페르세폴리스는 16강에서 모두 탈락하게 됩니다.


*(수정) B조 최종순위는 득실차가 아니라 상대전적에 의해서 페르세폴리스가 1위가 되었습니다. 죄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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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han8263